11월말이면 기러기가 우리나라에 오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기러기는 2월까지 우리나라에서 지내고 다시 추운 지방으로 이동을 합니다.
오늘은 기러기 이야기를 잠깐 하고자 합니다.
당신은 먹이와 따뜻한 곳을 찾아 4만 킬로미터를 날아가는 기러기를 아십니까?
기러기는 리더를 중심으로 V자 대형을 그리며 머나먼 여행을 합니다.
가장 앞에 날아가는 리더의 날개짓은 기류에 양력을 만들어 주어 뒤에 따라오는 동료 기러기가 혼자 날때 보다 71%정도 쉽게 날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이들은 먼길을 날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울음소리를 냅니다.
그 울음소리는 앞에서 거센 바람을 가르며 힘들게 날아가는 리더에게 보내는 응원의 소리입니다.
기리기는 4만 킬로미터의 머나먼 길을 옆에서 함께 날개짓을 하는 동료를 의지하며 날아갑니다.
만약 어느 기러기가 총에 맞았거나 아프거나 지쳐서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다른 동료 기러기 두마리도 함께 대열에서 이탈해
지친 동료가 원기를 회복해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또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동료의 마지막까지 함께 지키다 무리로 다시 돌아옵니다.
톰 워삼이 쓴 <기러기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만약, 제일 앞에서 나는 기러기가 지치고 힘들어 지면, 그 뒤의 기러기가 제일 앞으로 나와 리더와 역할을 바꾼다고 합니다.
이렇게 기러기 무리는 서로 순서를 바꾸어 리더의 역할을 하며 길을 찾아 날아간답니다.
이렇게 서로 돕는 슬기와 그 독특한 비행기술이 없다면 기러기떼는 매일 수백 킬로를 날면서 해마다 수천 킬로를 이동하는 그 비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기러기떼의 리더는 힘을 가진 자도 아니고 나이가 많은 자도 아닙니다.
리더는 이동하는 순간순간 바뀌게 되며, 리더가 지치거나 지친 기색이 있으면 다음 순번의 리더가 서슴없이 앞으로 나오게 되고, 새로운 리더는 뒤에 따라오는 동료들이 아주 편안하게 날 수 있도록 주저없이 거친 바람을 맞이 합니다.
그리고 뒤를 따르는 동료 기러기들은 앞에 리더가 힘을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응원합니다.
우리들 조직의 문화가 기러기 이동과 같은 형태로 움직이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때그때마다 리더를 바꾸는 것, 거친 바람을 온전히 리더만 감당해야 하는 것,
그런 리더를 향해 끊임없이 응원하는 것, 이탈자가 나오면 동료가 같이 이탈해 함께 하는 것.
어쩌면 우리 조직의 정서와 문화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울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먼거리를 이동하는데 사용되는 기러기의 슬기로운 지혜와 효과적인 기술,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 체계적인 원칙과 질서...
함께하는 것이 어려운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이고, 또한 남을 배려하고 희생하는 것이 결국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생존하고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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