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준비하는 9월입니다.
푸른 하늘은 더 높아지고, 들녘은 제법 황금빛을 더해가며 도시의 빌딩 숲 사이로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점점 가을이 물들어 가기 시작합니다.
윤동주 시인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시에서는 이런 구절을 만납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른 가을의 과일처럼
우리 삶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십시오.
가을을 표현하면서 한 시인은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라고 했고, 또 한 시인은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라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가을은 같지만 각자가 느끼는 가을은 서로 다른가 봅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가을을 준비하고 있나요?
가을이 물들어 가는 오늘,
이해인 시인의 <9월의 기도>와 이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를 준비했습니다.
♬ 9월의 기도 ♬
- 이해인 -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꽃 길을 거칠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보며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 가을의 기도 ♪
- 이현승 -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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