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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님의 수필집 <인연>에서는 오월을 이렇게 말합니다.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그리고, 또 유월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머물듯 가는 것이 세월인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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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님은 오월을 참으로 좋아하셨나 봅니다.
그는 5월에 태어나 5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필집 <인연>중 오월에서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고 했는데 영원히 5월 속에 잠들었습니다.
오늘은 피천득님의 수필집 <인연>중에서 오월을 옮겨서 담아 봅니다.
오월
- 피천득 -
신록을 바라다 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물듯 가는 것이
세월인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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