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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인문학에서 배우는 지혜

장자방(장량)의 멈춤의 철학 '지지(知止)'

by 헤비브라이트 2025. 10. 8.

'장량'은 중국 전국시대의 전략가이자 정치가이다. 자는 자방이다.

2,100년 전, 중국 진말 한초( 秦末 漢初)에 나타난 중국역사를 대표하는 책략가이자 명장인 세사람을 서한삼걸(西漢三杰)이라고 하는데 한신과 소하, 장량을 일컫는다.

 

이 세사람은 모두 유방을 도와 난세를 평정하고 한나라를 세우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이 중에서 장량은 전략적인 지혜를 잘 써서 유방이 한을 세우고 천하를 통일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 고조 유방은 "군막에서 계책을 세워 천리 밖에서 벌어진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이 장자방"이라고 극찬을 했고, 사마천도 탁월한 식견을 지닌 "하늘이 내린 참모"라 그를 평했다. 

 

대중들에게 장자방이라고 널리 알려진 '장량'(張良: ? ~ 기원전 186년)은 오늘날까지 가장 멋있는 물러남을 남긴 인물로 칭송을 받고 있다.

유방의 총애를 받고 한참 잘나가던 장량은 유방이 한나라를 세우자 "천하가 통일됐으니 내가 할 일은 다했다"며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유방이 옛 제나라의 모든 영토를 주고 제후에 봉하겠다는 유방의 제안마저 정중히 거절했다.

막강한 권력과 막대한 재물,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들을 과감히 뿌리치고 모든 것들을 내려놓은채 그는 고향으로 내려와 소박한 음식을 먹고 몸을 가벼이하는 말년을 보내게 된다. 

오늘날 무엇보다 그를 높이 사는 것은 한나라 개국 후 장량이 보인 바로 이러한 행보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가 선택하고 걸은 길이 보통의 사람이 실천하기 어려운 "멈춤의 철학"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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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소하'는 처세술에 너무 의지해 유방의 심한 의심을 받았고, '한신'은 토사구팽의 고사성어를 남기며 치욕의 삶을 살았다.

세상에 책사는 많지만 멈출때를 알고 자신의 명대로 살다간 책사는 많지 않다. 

오나라를 멸망시킨 절정의 순간 권력에서 내려와 자신의 남은 생을 원하는 대로 살다간 '범려'와 '장량'의 지혜가 돋보인다.

내려와야 하는 순간 그리고 떠나야 하는 순간을 알고 그대로 실천했던 최고의 책사가 바로 장량이 아니었나 싶다.

 

장량의 멈춤의 철학을 체계화한 사람은 수나라 때 유학자 왕통이었다. 그의 철학은 "삶에는 나아가는 일만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잠시 멈추는 것도 있다"는 말로 집대성된다.

 

또한,

노자는 도덕경에서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라 했다.

"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고, 멈춤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라는 말이다.

 

지금도 장량의 사당 한쪽에 새겨진

'성공불거'(成功不居, 성공한 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와

'지지'(지지, 멈출 때를 안다)는

후대 세대들에게 물러남과 멈춤의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

 

우리에게 유명한 말 한마디!

'박수칠때 떠나라'고 했지 않은가?

 

잘 떠나는 것도 기술이고 전략이다.

내려와야 할 순간을 알고, 멈추어야 할 시간을 안다는 것!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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