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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인문학에서 배우는 지혜

<삼국지, 위지 왕수전> 억강부약, 강자를 억누르고 약자를 돕다.

by 헤비브라이트 2025. 6. 25.

2025.6.3.에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평소 가지고 있던 정치철학인 '억강부약(弱), 대동세상(大同世上) '을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재직 시절부터 이 단어를 자주 썼다고 전해진다.

 

오늘은 이 '억강부약'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억강부약(抑强扶弱)

누를 억(抑) 

강할 강(强) 

도울 부(扶) 

약할 약(弱) 

 

'강자를 억누르고 약자를 돕는다'라는 뜻이다. 

 

중국 삼국지( 三國志) 위지(魏志) 왕수전( 王修傳) 에서 '정치란 강한 이를 누르고 약한 이를 돕는 것'이라고 언급된 것에서 유래되었다.

 

논어(論語) 16장 계씨(季氏)편에 공자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춘추시대 노()나라 권력자인 계강자(季康子)가 약소국 전유를 공격하려 한 이야기가 전한다.

계강자의  밑에 있던 가신 염유와 계로가 이러한 사실을 공자에 전하자 공자는 이런 말을 한다.

나라를 소유한 자와 집을 소유한 자는 "재물이 적음을 걱정하지 않고 고르지 못함을 걱정하며, 가난함을 근심하지 않고 편안하지 못함을 근심한다"(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 )며 만류했다.

 

통치자라면 마땅히 백성이 많고 적음에 구애받지 않고 백성들이 모두 고루 잘 살게 하는 데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즉, 백성들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통치자의 소임이라는 의미다.

의미를 비틀어 약자를 억압하고 강자를 돕는 세태를 비꼬기 위해 '억양부강'이라고 하기도 했다.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 형전의 금포(禁暴)조항에서 이런 말을 했다.

"호강(豪强) 을 치고 누르되 귀근(貴近) 을 꺼리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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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호강이란 세력이 센 강자들이고, 귀근은 임금의 측근 등 권세가들을 말한다.

호강의 무리에는 일곱 종류가 있다.

귀척(왕의 친척이나 외척), 권문, 금군(임금의 경호원), 내신(내시나 환관), 토호, 간리(간약한 아전), 유협(폭력적인 강패 무리) 등 일곱 종류 족속은 제재하고 억눌린 백성의 평안을 도모하라고 했다.

 

예나 지금이나 강한 권력은 약화시키고, 약한 백성들은 도와 잘 살게 만드는 것이 통치자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였고, 모두에게 환영받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자는 늘 강했고, 약한 자는 늘 약한 곳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평등한 세상은 오지 않았다.

통치자가 강한 자를 누르고 약자를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한 자와 약한 자가 서로 잘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