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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인문학에서 배우는 삶

[논어, 안연편] 초상지풍필언-바람이 불면 풀은 그 방향으로 눕기 마련이다.

by 헤비브라이트 2026.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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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말이 있다. 아랫물이 맑지 않다면 그것은 윗물이 맑지 않기 때문이다.

윗사람의 솔선수범이 아랫사람의 행동을 이끈다는 것이다.

 

평소 프로야구를 즐겨보던 나는 야구를 보면서 내가 응원하는 팀이 실수를 하거나 실점을 하게 되면 버럭 화를 내거나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어느 날, 딸아이가 TV를 보면서 한참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보고 왜? 그러는지 자세히 보니 프로야구를 보면서 나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아차' 싶었다. 그동안 내가 무심코 한 행동이 딸아이에게 전염이 된 것이다.

옳든 싫든 자녀들은 부모의 일상적인 행동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그것을 따라 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것이 습관처럼 익숙해지는 것이다.

부모가 책을 보면 아이들은 책을 보게 되고, 부모가 게임을 하게 되면 아이들도 게임에 빠지게 된다. 

 

[논어] 안연편 제19장에는 이런 내용이 등장한다.

季康子問政於孔子曰 如殺無道 以就有道 何如

(계강자문정어공자왈 여살무도 이취유도 하여)

 

孔子對曰 子爲政 焉用殺 子欲善而民善矣 君子之德風 小人之德草 草上之風 必偃*

(공자대왈 자위정 언용살 자욕선이민선의 군자지덕풍 소인지덕초 초상지풍 필언)

- 논어, 안연편(顔淵篇)제19장 - 

 

노나라 실권자인 계강자가 정치에 대해 공자에게 물으면서 말했다.

“무도한 악인을 죽여서 백성들을 선하게 인도하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정치를 한다면서 어찌 사람 죽이는 방법을 쓰려합니까? 그대가 참으로 선하고자 한다면 그로 인해 백성들은 선하게 될 것입니다.

 

군자의 덕이 바람이라면 소인의 덕은 풀입니다.

풀은 바람이 불면 반드시 그 방향으로 눕기 마련입니다.”

<AI 생성 이미지>

 

 

여기서 '군자'는 윗사람이나 지도자를 '소인'은 일반 백성이나 아랫사람을 가리킨다. 또한 '바람'은 지도자의 인격과 덕성(德性)을 '풀'은 그 영향을 받는 다중의 마음과 태도를 의미한다. 

결국 "지도자가 어떤 마음가짐과 덕으로 이끄느냐에 따라 백성이나 아랫사람은 자연스럽게 그 모습과 방향을 따라가게 된다"는 뜻이다.

 

배우자를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아버지를 보라고 했다.

한 집안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그의 자식들의 됨됨이도 어느 정도 유추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일상적인 생활의 모습, 아내를 대하는 태도, 윗사람들을 향하는 마음가짐, 이러한 것들이 사소해 보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자녀들의 인격 완성에도 스며들어 간다.

평소 가장의 언행은 자녀들에게 가장 큰 교육이고, 어떠한 스승도 가르칠 수 없는 훌륭한 가르침이 된다.

바르고 성실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삐뚤어 지거나 빗나가는 일은 아주 드문 일이다. 

 

[논어, 자로편]에는 이와 유사한 내용이 나온다.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기신정 불령이행, 기신부정 비령부종)

 

"윗사람이 자신이 올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행해지고, 자신이 올바르지 않으면 비록 명령을 내릴지라도 따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말은 공자가 바람과 풀 비유와 함께 리더십의 본질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또 다른 명언이다. 

 

바람이 불면 풀은 그 방향으로 눕기 마련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가장 힘 있는 방법은 강요나 처벌이 아닌 스스로 실천하며 보여주는 선한 영향력이다"라는 진리를 담고 있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