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불안과 걱정이 밀려오면 허둥지둥하게 되고, 무엇이든 바로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급한 행동은 마치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물에 빠지면 살기 위해서 허우적대는 것과 같다. 허우적 대면 댈수록 힘은 빠지게 되고, 깊은 물에서 나올 수 없게 된다. 이럴 때 일수록 몸에 힘은 빼고 동작을 멈춰 자연스럽게 몸이 물에 뜨게 해야 한다. 살기 위해서 허우적 대는 행동은 오히려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사람들은 불안과 걱정이 다가오면 무엇인가를 해야만 마음이 편해질거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허둥지둥 대책을 세우는 것이 오히려 마음을 조급해지게 한다.

<대학>에서는 불안과 걱정이 오면 먼저 내가 어디에 마음을 두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하고, 요동치는 마음을 정지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마음이 편안하게 가라 앉은 상태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대학> 경 1장에세 만날 수 있다.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静, 静而后能安, 安而后能虑, 虑而后能得."
(지지이후유정, 정이후능정, 정이후능안, 안이후능려, 려이후능득)
"머무를 곳(목표나 본분)을 안 뒤에야 갈 방향이 정해지고, 정해진 뒤에야 마음이 고요해 질 수 있으며, 고요해진 뒤에야 편안해질수 있다. 편안해진 뒤에야 비로로 깊이 생각할 수 있고, 깊이 생각한 뒤에야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
이 문구에 담긴 깊은 의미를 단계별로 정리해 보면 이렇다.
1단계 : 知止 (지지) - 머무를 곳을 안다.
내가 도달해야 할 목적지, 혹은 지금 이 순간 내가 '마음을 두어야 할 곳'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불안이 찾아오면 우리는 '어쩌지?'하고 갈팡질팡하게 되며 마음이 요동치게 된다.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과거나 미래로 도망치는 마음을 붙잡아 '지금, 여기'에 멈추어 세우는 것이다.
2단계 : 而后有定 (이후유정) — 정해진 뒤에야 방향이 선다.
마음을 둘 곳이 정해지면, 비로소 흔들리던 삶의 방향과 중심축이 굳건하게 확립된다. "일단 지금은 이 한 가지만 해결하자"라거나 "일단 오늘은 좀 쉬자"처럼 마음의 타깃을 정하면, 외부의 자극이나 사소한 걱정에서 쉽게 휘둘리지 않는 뚝심이 생긴다.
3단계: 定而后能静 (정이후능정) — 방향이 선 뒤에야 고요해진다.
중심이 잡히면 마음속을 어지럽히던 수많은 잡념과 스쳐 지나가는 감정의 소음들이 잦아들고 고요해지기 시작한다. 흙탕물도 가만히 두면 흙은 가라앉고 맑은 물만 남고, 어두운 곳에 들어가서도 잠깐 동안 서서 기다리면 주변 사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중심을 잡은 마음은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스스로 맑고 고요한 상태를 회복한다.
4단계: 静而后能安 (정이후능안) — 고요해진 뒤에야 편안해진다.
소음이 사라진 마음 공간에 비로소 깊은 정서적 안정감과 평온함이 찾아온다. 긴장으로 굳어 있던 몸과 마음이 이완되는 단계이다. 불안이라는 성난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 평화로운 안식이 찾아온다.
5단계: 安而后能虑 (안이후능려) — 편안해진 뒤에야 비로소 깊이 생각한다.
마음이 편안하고 처연해진 상태에서 비로소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성적으로 처결할 수 있는 지혜가 발현된다. 불안할 때 내리는 결정은 대게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쉽다.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피해자들은 이 불안한 상태에서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음이 '안(安)'의 상태에 이르면 문제를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고 본질적인 해결책을 고민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생긴다.
6단계: 虑而后能得 (려이후능득) — 깊이 생각한 뒤에야 원하는 바를 얻는다.
올바른 판단을 통해 마침내 내가 원하는 결과나 깨달음, 그리고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성취하게 된다.
지금, 불안하고 마음이 어지러운가요?
"마음이 어지러울 땐 '慮(생각)'나 '得(해결)'을 먼저 하려 하지 마십시오. 먼저 '止(멈춤)'하고 '静(고요)'해지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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