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친람(萬機親覽, 일만 만, 틀 기, 친한 친, 볼 람)
언론보도를 보니 지도자의 만기친람(萬機親覽)에 대해서 갑론을박(甲論乙駁)이다.
만기친람(萬機親覽)은 '임금이 온갖 정사를 친히 보살핀다'라는 뜻이다.
공자가 요순시대부터 주나라 때까지 정사를 묶은 것이 <상서>다.
이 책은 유가의 이상정치에 대해 서술한 오경(五經)의 하나로 총 20권 58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에 천자(임금)가 하루 동안 만가지 일을 처리한다는 의미의 '일일만기(一日萬機)'가 나온다.
만기친람(萬機親覽)은 여기에서 유래했다.
중국 '진시황'의 통치 스타일이 이러한 만기친람형이다.
진시황은 본인이 하루에 검토할 문서를 저울로 달아 처리했다고 한다. 문서가 정량에 미달하면 일을 만들어서라도 저울의 무게를 채웠다고 한다.
개혁의 군주로 꼽히는 조선의 '정조' 임금도 모든 정사를 직접 처리했다.
정조는 스스로 '군주는 조금이라도 정사를 태만히 하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았던지 큰 일 작은일 가리지 않고 모든 정사를 챙겼다.
대신들 중에는 '정조'의 이런 통치 스타일을 못마땅하게 여겼으며 오죽했으면 신하인 규장각 제학 김종수가 "작은 일에 치우치면 큰일을 소홀히 하기 쉽다"고 상소문까지 올렸다고 한다.
규장각 제학은 종 1품 ~ 종 2품의 벼슬로 오늘로 치면 차관급에 해당된다. 그런 고위 관리가 임금의 '업무태도'를 지적하고 나선것이다.
바로 정조의 만기친람(萬機親覽)을 지적한 것이다.
요즘 리더들에게 만기친람(萬機親覽)형은 어떻게 비추어질까?
리더가 모든 업무를 친히 실피다면 업무에 대한 열정과 열의가 대단하다는 뜻인데 세간의 평들은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것이 대세인 것 같다.
모든 것을 다 살피는 리더는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이에게도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조직의 규모가 작으면 리더 한 사람이 모든 업무에 관한 내용과 방향에 대해서 일일히 챙길수 있으나, 그 규모가 큰 회사나 더 나아가 한 국가라면 도저히 리더 혼자서 모든 업무를 살필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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