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선택의 순간에 누구나 머뭇거리게 된다.
물론 명확한 해답을 알고 있다거나 앞으로 일을 내다볼 수 있다면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다가올 문제와 앞날의 일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기에 선택이란 쉽지 않다.
선택에 순간에 미적거리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신중한 듯 해 보여도 알고보면 무능한 사람이다.
이것을 선택하자니 저것이 맞는것 같고, 저것을 선택하자니 이것이 맞는것 같다.
막상 하나를 선택했다 하더라도 본인이 선택한 것이 맞는 선택을 했는지 또 다시 고민하게 되고 그 결정에 마음을 굳히지 못하고 끝내 번복하고 만다.
선택의 무게에 짓눌리다 보면 차라리 내가 아니라 누군가가 이것과 저것 중에 하나를 선택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한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한가지 선택을 위해서 이것저것 불필요한 것들을 다른사람에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더불어서 다른 사람이 미리 선택하고 결정한 것이라면 최종 결정에 앞서 다시 검토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선택의 고통을 겪지 않으려는 책임자만큼 무능한 사람은 없다.
공자는 불확실성 앞에서 결단을 미루는 이를 위해 숙고의 횟수를 줄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계문자는 사안을 두고 세차례 검토한 뒤에 비로소 실행에 옮겼다.
공 선생이 그 이야기를 듣고서 한마디 했다.
"두차례 검토하면 충분하다."
季文子三思而後行, 子聞之, 曰: "再斯可矣."(계문자삼사이후행, 자문지, 왈: "재사가의.")
윗 글에서 나오는 계문자는 노나라의 대부로 성은 계손(季孫), 이름은 행보( 行父)이고 문(文)은 그의 시호이다.
계문자는 공자가 생존하던 당시 노나라 국정을 실질적으로 쥐락펴락하던 인물이다.
제도상으로 보면 노나라에서는 제후가 최고 책임자였다. 하지만 당시에 제후는 허수아비 신세였고 대부가 대대로 지위를 세습하면서 실력자로 군림하였다.
결정은 신중하게 내려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늦어져서는 안된다. 결정이 늦어지면 개인이든 조직이든 속도감은 떨어지고 일이 진행되지 못해 모든 상황이 정지된다.
책임자는 선택의 순간에 심사숙고하되 그 횟수를 줄여야 한다.
어려운 선택의 순간이면 "재사가의"의 가르침을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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