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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인문학에서 배우는 지혜

<장석주, 대추한알>의 시에서 얻은 배움

by 헤비브라이트 2022. 9. 19.

무더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와 있다.
머문듯 가는 것이 세월이라고 했는데 어느덧 가을이 성큼 우리 곁에 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당에 있는 대추나무 한그루에 대추가 가지가 늘어질 정도로 많이 열려 있다.

가을 볕이 뜨거워지면서 대추도 익어가고 빛깔이 제법 윤이 난다.

어느날인가 차를 타고 퇴근을 하는 길에 라디오 방송에서 시를 하나 소개해주었다.
가을이라서 가을과 연관되어 있는 시를 소개해 주었는데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이 찡함을 느끼게 했다.

 

바로 장석주 시인의 <대추한알>이라는 시다.
오늘은 이 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대추한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개
저 안에 천둥 몇개
저 안에 벼락 몇개
저 안에 번개 몇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달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이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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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대추가 익어가는 것은 아주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안다.
하지만 가을의 대추가 익어가기 까지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감내해야 함을 시인은 이렇게 표현했다.
태풍, 천둥, 벼락, 번개, 무서리, 땡볕 등 이러한 것들은 온갖 시련과 고통을 주는 것들이다.
그러면서도 한알의 대추를 붉고 둥글게 익어가게 하는 아주 귀한 것들이다.

우리에게 일년에 단 한번이라도 그냥 아무 일 없이 지나 간적이 있는가?
분명하게도 기다리지 않던 시련과 고통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여러날 생채기로 쓰라림을 주고 갔다.
태풍과, 천둥, 그리고 벼락을 몇개 담은 대추한알이 가을이 되서야 붉고 둥글게 만들어지듯이 우리 삶 또한 여러날의 쓰라림을 수만번 담아야  세상과 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세상의 온갖 역경과 시련을 견뎌내야 비로소 원하는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성찰을 보여주는 시 한수다.

이 가을에 대추한알 익어가는 것도 참 소중하고 귀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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